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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주걱턱인 내가 악궁 확장장치를 했던 이유

by 뿌이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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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걱턱인 내가 악궁 확장장치를 했던 이유

겉보기에 저는 덧니도 없었고 치열도 고른 편에 속해서 어릴 때부터 그다지 치아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절단 교합이었고 살짝 주걱턱도 가지고 있었지만 남들에게 지적받은 적이 없어서 그런지 교정할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었어요. 하지만 30대가 지난 어느 날 유심히 거울을 보던 중 제 치열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걸 보았고 교합도 틀어져 있는 게 보였답니다. 그래서 소화가 잘 안 됐었던 건가, 그래서 두통이 있었던 건가, 나는 이제 고기는 못 먹는 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고 교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소문난 병원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비수술로 턱과 치아를 교정할 수 있다는 곳을 알게 되고 교정을 시작했답니다. 

 

비수술 교정치과를 찾아서

교정이라고 하면 치열을 반듯하게 하는 것만을 떠올리실 텐데 저는 절단 교합에 턱에 힘을 한쪽으로 많이 써서 턱관절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양악수술을 권하는 병원도 있었지만 저는 수술이 너무 무서워서 교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답니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복병이 있었죠. 제 위턱이 좁아서 악궁을 넓혀주는 악궁 확장장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입천장에 나사를 4개 박아 좁은 악궁을 벌려 교합을 맞추는 비수술 턱교정방법이라고 하더군요. 수술보다야 괜찮겠지만 처음에 저는 감히 상상이 안되더라고요. 어떻게 윗턱을 쪼개서 벌린다는 건지 공포감이 밀려왔지만 생각보다 마취도 참을 만했습니다. 

 

 

악궁 확장장치란?

악궁 확장장치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악궁을 확장하는 장치로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악궁이 좁으면 치아가 배열될 공간이 협소해져서 뻗치거나 치아가 겹쳐져서 덧니가 되는 등 돌출입이나 부정교합이 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예요. 저도 상악이 좁아서 아랫니와 교합이 점점 안 맞아진 부정교합이었답니다. 악궁을 넓혀서 공간을 확보하면 발치를 하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치아를 후방이동시킬 수 있어서 소중한 우리의 치아를 살릴 수 있으니 고마운 장치이기도 합니다. 예전이면 양악으로 해야 할 케이스들도 요즘은 이 악궁 확장장치로 인해 비수술로 교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개개인의 입안의 특성에 따라 악궁 확장장치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의사가 결정하므로 실력이 좋은 의사를 만나 수술 없이 교정으로 해결하시길 바라요.

입천장에 악궁확장장치를 단 모습
악궁확장장치를 이용한 비수술교정

 

악궁이 벌어지는 과정

그렇게 저는 입천장에 나사 4개를 박고 장치의 중간에 있는 나사를 돌려가면서 악궁을 넓혀갔습니다. 하루에 2회씩 돌렸는데 총 56회 돌리는 동안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잘 보이지도 않고 잘 맞춰지지도 않아서 처음엔 애를 먹었는데 몇 번 하다 보면 안 보고도 혼자 잘 돌렸습니다.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28바퀴쯤 돌렸을 때 갑자기 전기가 입속을 통과하는 느낌이 들면서 간질간질해지고 주먹으로 한 대 맞은듯한 고통이 찾아오더군요. 그렇게 낑낑대며 십여분이 지나니 앞니가 살짝 갈라지면서 바보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나사를 더 돌릴수록 앞니는 더 벌어졌고 저는 더 바보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어찌나 마스크를 끼는 요즘이 고맙던지 코로나가 제게 준 유일한 좋은 점이었습니다. 벌어진 앞니로 웃기라도 하면 정말 그렇게 해맑은 바보가 한 명이 있더라고요. 어쨌든 악궁 확장장치는 제 인생의 가장 흑역사로 남을 굴욕을 많이 남겨줬지만 성공적으로 저의 악궁을 넓혀줬습니다.

앞니가 벌어진 모습
악궁확장장치로 상악을 벌려 악궁을 넓혀준다.

 

악궁 확장장치의 부작용

악궁 확장장치를 하면 광대가 넓어지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광대가 넓어지는 사람이 정말 있을까 싶었습니다. 악궁이 넓어져도 얼굴형의 변화를 가져올만큼은 아닌데 왜 그런 소리가 생겼을까요? 워낙 얼굴이 작으신분이 악궁확장장치를 해서 그렇게 느껴진건지 저는 그렇게 작은 얼굴이 아니어서 그런지 전혀 변화를 모르겠더군요. 오히려 코의 숨통이 좀 넓어진건지 전보다 숨쉬기가 편해진것 같습니다. 비염이 있어서 전에는 숨쉬는게 답답할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덜한것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리고 악궁확장장치를 해도 악궁이 잘 벌어지지 않아서 2차로 시술이 들어가시는 분도 있고 성인 남성의 경우 뼈가 단단해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고 합니다. 

 

갈길이 많이 남은 교정

'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되뇌던 그때였지만 시간은 잘 흐르더군요. 악궁 확장장치도 제거했고 이제 일반 교정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교정을 다 마치려면 아직 1년이란 시간이 더 남았지만 그래도 악궁 확장장치를 달았던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기쁘게 교정을 하고 있습니다. 끝마쳤을 때는 마스크 없는 세상에서 활짝 웃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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